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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S

[브랜딩 에세이] 마음을 움직이는 일 by 전우성

by 야매박사 2024. 8.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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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무신사에게 인수되어 약간 정체성이 애매해지긴 했지만 29CM가 처음 등장했을 때 센세이셔널함을 잊을 수 없다. 

29CM의 브랜딩 디렉터로 활동했던 전우성 님의 브랜딩 에세이 '마음을 움직이는 일'을 읽어보았다. 

 

 

우선 책이라기 보다는 친구에게 말하듯한 '~하더라구요' 라는 말투는 이 책을 더 쑥쑥 익히게 만들어주는 거 같다. 

 

인상적인 부분을 몇 가지 공유해본다. 

 

1. 어느 스웨덴 브랜드의 할인코드 명 

어느 스웨덴 의류브랜드에 사이트에 들어갔다가 사이트가 먹통임을 확인하고 해당 브랜드 페이스북에 이 사실을 알려주게 된 우성씨.

그 뒤 그 브랜드는 어떻게 했을까? 바로 사이트를 에러를 수정했겠지..

하지만 그것보다 더 인상적인 점은 감사의 표시로 바로 우성씨에게 할인쿠폰 코드를 발송한 것이다. 

이게 포인트가 아니라,,, 그 쿠폰 코드 명이 바로 'WOOSUNG' 이었다고 한다. 

얼마나 고객을 기분 좋게 하는 작은 행위인가! 

 

2. 세대가 아닌 취향 

'요즘 젊은 세대들을 이해할 수 없다' 

기원전 고대 이집트에서 작성된 로제타석에서 발견된 문장이라고 한다. 

그 옛날에도 세대차이가 존재했다니 인간의 삶의 본질은 시간이 지나도 크게 변하지 않나보다. 

 

브랜딩을 하는 사람들도 다른 세대를 100% 이해하는 게 애초에 불가능함은 물론 같은 세대조차 모두 같은 것을 좋아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어떤 것을 보고 자랐는지, 어떤 환경에서 어떻게 살아왔는지에 따라 좋아하는 것이 모두 다르니 세대를 이해하는데 집중하기 보다는 사람의 다양성과 취향을 인정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3. 재즈를 트는 편의점 

 

편의점에서 재즈가 흘러나오는 것은 상상도 못해봤는데 필요한 걸 사려는 목적으로 편의점에 갔다가 편의점에 재즈가 흐르니 공간에 대한 우성씨의 감정이 바뀌는 경험을 통해 청각적 요소가 그 공간의 느낌과 분위기를 바꿀 수 있다는 것을 상기하게 되었다.

생필품을 사기 위해 방문한 편의점에서 들리는 음악으로 인해 그 공간이 나에게 여러 감정을 느끼게 해주는 공간으로 바뀌었다는 것을 보면 브랜딩을 결코 사소한 것에서 시작된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4. 우디 앨런과 윈저폰트 

우디 앨런의 영화를 보면 늘 오프팅에 같은 폰트가 등장하는데 바로 '윈저' windsor 폰트 이다. 그 폰트를 보는 관객들은 볼 때마다 아 이제 우디 앨런의 영화가 시작되는 구나 라며 반갑게 영화 관람을 시작하게 된다. 

 

국내에서 현대카드가 2004년 만들어진 유앤아이 폰트를 지금까지 쓰고 있는 것을 보면 브랜딩에서 개성이 담긴 폰트를 통해 고객 인지를 시키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다. 

 

5. 천천히 누적되는 힘 

브랜딩을 하면서 미적지근한 반응에 불안해하지 말고 브랜딩은 꾸준히 계속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누군가의 마음을 움직일 만한 감정은 한 순간 훅하고 만들어지지 않듯이 누군가를 좋아하는 감정은 대부분 천천히 누적되어 만들어지는 것을 잊으면 안되겠다. 

어느 선을 넘는 순간 상대방을 잊지 못하게 되는 순간..

 

연애와 비슷하다고나 할까. 

남자와 여자가 만났을 때 물론 첫눈에 강력하게 반하는 순간도 있지만 천천히 그 사람이 내 마음에 자리잡다 어느 순간 그 상대방이 내 마음에 훅 들어와버리는 경우도 있지 않나. 

 

브랜딩도 마찬가지인가보다. 

 

6. 이상과 현실 

많은 기업의 브랜드 담당자들이 고민하는 부분을 우성씨가 잘 설명해주었는데, 

브랜드의 원대한 비전을 통해 자사 제품을 알리고 싶을 때 그 전에 집중해야 할 것은 보여줄 제품의 라인업이나 비즈니스 모델이 우선 갖추어져야 한다는 점이다. 

 

실체 없이 비전만 알리는 것은 결국 허공 속의 외침일 뿐..

 

비전을 꼭 알리고 싶다면, 지금 단계에서는 제품에 대한 브랜딩보다는 기업 메시지를 잘 보여주는 데 집중하는 것을 추천한다고 한다. 잘 새겨듣자. 

 

7.  이소룡의 명언 

'나는 한 번에 발차기를 만 번 연습한 사람은 두려워하지 않는다. 하지만 하나의 발차기를 만 번 연습한 사람은 두렵다' 

무엇이든 한 가지에 몰두해야 한다. 실패와 좌절이 있겠지만 브랜딩은 하나에 몰두해야 마침내 사람들의 마음에 각인되고 경쟁자와 나를 구분지을 수 있을 것이다. 

 

8. 판타지를 심어주는 것 

에르메스나 포르쉐처럼 단지 제품의 퀄리티가 아닌 제품을 이용함으로서 가심비를 충족시킬 수 있게 만드는 것..

이게 바로 브랜드에 대한 판타지를 심어주는 것

브랜드가 소비자에게 어떤 판타지를 심어줄 수 있을지 고민하고 우리 브랜드를 바라보면서 사람들이 어떤 판타지를 느꼈으면 하는지 고민해보자.

 

본질에 집중하되 변화를 두려워 마세요.

그래야 무엇이든 만들어질겁니다. 

그 무엇은 본질에 집중해야 찾을 수 있고, 만들어짐은 변화를 수용하는 것에서 시작합니다. 

 

9. 뾰족한 못과 뭉툭한 못

우리는 여러 이유로 기획을 둥글게 만들려고 할 때가 있다.

즉 여러 의견을 반영하다보면 최대한 많은 사람이 만족할 만한 기획을 도모할 수 있다. 리스크는 줄어들 수 있지만 효과가 반감되거나 더 많은 비용과 노력을 더해야 원하는 대상의 인식에 가닿을 가능성도 높아진다. 

 

어쩌면 가장 뽀족한 기획이야말로 비용 대비 효율이 좋은 기획!

 어떤 기획이든 더 뾰족하고 선명해야 합니다. 브랜딩도 마찬가지!

 

같은 맥락에서 모두를 만족시키는 기획만큼 두루뭉술하고 차별성 없는 전략도 없다. 

모든 사람이 좋아하는 사람이 없듯이, 모두가 좋아하는 브랜드를 만들겠다는 것은 욕심일 뿐 

 

10. 브랜딩은 협의가 아닌 선언 

사람의 생각은 조금씩이라도 다르기에 사안에 대해 합의점을 찾는 과정이 쉽지 않다. 

유관부서와 일해 본 경험이 있는 사람들이라면 모두 알 거다. 

 

"브랜딩은 합의가 아닌 일종의 선언이다. 우리의 브랜드는 이러해야 한다고 선포하고 그것을 향해 달려나가야 하는 것이다. 

만약 브랜딩 담당자라면, 브랜딩의 방향을 여러 각도에서 최대한 고민하되 그것을 합의에 의해 결정하기보다 내가 정한 방향으로 선언하겠다고 생각하는게 맞다." 

정말 고맙다. 난 이 말이 듣고 싶었다. 합의가 아닌 선언! 물론 책임은 내가 져야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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